박범준 피알지에스앤텍 대표 "美서 러브콜…희귀질환 신약 2년 내 개발"

입력 2022-12-18 17:54   수정 2022-12-19 16:33

국내 바이오벤처가 미국 환우회의 지원을 받아 희귀병 신약 개발에 나섰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선 이례적인 일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조차 개발에 실패한 소아조로증 치료 후보물질로 내년 미국 임상 2상에 나설 계획이다.

희귀증 신약 개발업체 피알지에스앤텍의 박범준 대표(사진)는 18일 “미국 내 소아조로증 환자와 가족 모임인 미국 프로제리아 학술재단의 지원을 받아 내년 미국에서 임상 2상에 나설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소아조로증은 정상인보다 일찍 늙는 병이다. 환자 평균 수명은 13년 안팎이다. 미국 등 50개 국가에 등록된 환자 수는 208명이다. 국내 환자는 4명이다. 환자가 적다 보니 임상에 참여할 환자를 모집하기가 수월치 않다. 게다가 자금력이 없는 바이오벤처엔 더 부담이다. 2017년 부산대 기술지주회사 자회사로 설립된 피알지에스앤텍이 희귀병 신약 개발에 나설 수 있었던 데는 프로제리아 학술재단의 힘이 컸다.

박 대표는 “프로제리아 학술재단이 임상에 참여할 소아조로증 환자 40명을 미국 보스턴어린이병원에 미리 모아놓고 대기 중”이라고 했다.

박 대표와 프로제리아 학술재단의 인연은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산대 분자생물학과 교수인 박 대표는 소아조로증을 치료할 방법에 관한 연구 논문을 2017년 ‘임상연구저널’에 발표했다. 조로증 원인인 ‘프로제린’이란 단백질을 저해하는 물질(저분자화합물)에 대한 연구논문이었다. 조로증에 걸린 실험쥐에게 이 물질을 투약했더니 수명이 늘어났다는 결과도 공개했다. 박 대표는 “당시는 소아조로증 치료제가 전무한 시절이었다”며 “프로제리아 학술재단이 논문을 보고 먼저 연락을 해왔고, 피알지에스앤텍의 신약 개발에 든든한 조력자가 됐다”고 했다.

프로제리아 학술재단은 환자 모집뿐만 아니라 임상 비용도 지원하기로 했다. 보스턴어린이병원에서 진행하는 임상 2상에 소요되는 300만달러(약 39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현재 소아조로증 환자 치료에 쓰는 약은 202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로나파닙(제품명 조킨비)이 유일하다. 미국 바이오기업 아이거바이오파마슈티컬스가 개발한 이 약은 근본적으로 낫게 할 수는 없고, 생존 기간을 2.5년 정도 늘려주는 데 그친다. 환자가 부담하는 약가는 17억원에 이른다. 박 대표는 “우리가 개발 중인 프로제리닌은 소아조로증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어 프로제리아 학술재단 등에서 거는 기대가 크다”고 했다.

피알지에스앤텍은 내년 임상 2상을 시작해 2024년께 FDA에 조건부 승인 신청을 낼 계획이다. 박 대표는 “임상 3상 대신 임상 2상 결과만으로 조건부승인을 받아 판매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알지에스앤텍은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기술지주회사 자회사의 R&BD 지원사업을 통해 초기 희귀질환 신약 개발 및 임상시험 추진 지원도 받았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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